창작자를 위한 전시, COMPANY World Affair 관람기: 관람 전 꼭 알아가야 할 것

스터디 · 경험/기록 | 2026년 08월 03일
COMPANY World Affair 전시 전경 (이하 모든 이미지 레이디러너 촬영)

핀란드 헬싱키 기반의 디자인 스튜디오 콤파니(COMPANY)의 전시에 레이디러너가 다녀왔어요. 피크닉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는 콤파니가 20여년 간 전 세계를 여행하며 얻은 영감과, 이 여정에서 만난 장인들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시크릿 프로젝트’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빠르게 말하자면, 레이디러너는 여러분에게 이 전시를 매우 강력히 추천하고 싶어요. 일반 관람객으로서도 눈이 즐거웠고, 창작자로서도 배워갈 부분이 많았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좋았는지, 그리고 관람 전에 꼭 알아가야 할 부분은 어떤 게 있는지 아래에서 차근차근 보여드릴게요.

전시는 콤파니가 디자인 탐정처럼 여행하면서 수집한 영감으로부터 시작됩니다. 각 지역과 문화권의 특색이 드러나는 소품이나 현지에서 만난 장인들의 작업 방식 등, 전 세계 '만들기'의 현장에서 보고 배운 것을 기록해 두었어요.

여기에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어요! 이 인트로 구역을 그저 수집품 전시 공간으로만 보면 안 됩니다. 이후로 이어질 모든 전시는 하나로 연결된 스토리거든요. 콤파니가 여행을 통해 얻은 영감은 실제 작업으로 뚜렷하게 이어지니, 이 구역에 전시된 소품과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세요. 또한 관람 동선이 정해져 있어 나중에 되돌아올 수 없다는 점도 유의하세요.

각 지역에서 얻은 영감은 그림으로 이어집니다. 이 그림들은 작품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그려진 구체적인 스케치이자, 장인들과의 협업을 위한 지침서이기도 해요. 콤파니는 한국 출신인 아무 송 작가와 핀란드인 요한 올린 작가로 구성된 듀오인데요, 아무 송 작가가 한국의 장인들과 협업하면서 쓴 요청 사항을 읽는 재미도 있답니다.

그림과 스케치만 봐서는 이게 어떤 작품으로 거듭날지 아직은 감을 잡기 쉽지 않지요? 아직까지는 따뜻한 동화책 일러스트레이션 같기도 하고요. 완성된 작품이 어떤 모습일지 호기심을 품고 감상한다면 더욱 즐거울 구역입니다.

전시장 2층에 도착하면 완성된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나라별로 전시 구역이 나뉘어져 있고, 작품을 디자인한 작가와 제작을 맡은 장인의 정보가 정리되어 있어요.

위에서 보았던 스케치가 촛대로 만들어진 모습이 보이시나요? 스케치와 작품이 나란히 놓여있지 않아서 '아, 이건 아까 봤던 스케치!'하고 발견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혹시라도 놓친 그림이 있었다면 '이건 스케치를 못 봤는데' 하고 크게 아쉬워지기도 하고요. 그래서 앞 구역에서 관람을 꼼꼼히 하길 권해 드린 것이랍니다.

작품을 진열한 방식도 독특합니다. 보통 전시에서는 작품마다 바로 옆에 정보를 붙여두기 마련인데요, 이 전시에서는 작품을 한데 모아 하나의 구역을 이루게 하고 작품 정보는 별도의 위치에 분리해 두었어요. 작품을 진열한 공간 자체도 하나의 작품으로 느껴지게 하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이 구역은 나라별로 작품이 진열되어 있는데요, 레이디러너만의 하이라이트는 러시아 구역이었습니다. 딱 봐도 마트료시카에서 영감받은 작품이라는 것이 보이죠? 크기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는 리듬감, 하나의 관람 여정처럼 쭉 이어지는 진열 방식, 각 개체가 가진 디테일 등으로 가장 눈이 즐거운 구간이었습니다.

한국 장인들과의 협업으로 만들어진 작품들도 인상적이었어요. 특히 대나무로 만든 비니는 실제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오른쪽 이미지 속 작품은 목탁인데요, 공중에 설치된 대형 헤드폰 사이에 서면 맑은 목탁 소리가 들려 전시 관람의 경험을 한껏 끌어올려 준답니다.

영감을 얻는 과정과 완성된 작품까지 모두 보았지만 전시는 아직 끝나지 않습니다. 3층에서 이어지는 전시는 이 작품들이 공방을 떠나 시장으로 간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점 진열대와 상인까지 만들어서 여러 개의 작은 세계관을 만들어둔 느낌이에요. 이 중 일부 작품은 기계 장치가 있어 소소한 움직임도 구현되어 있답니다.

레이디러너는 이 구역이 이 전시를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고 생각해요. 작품의 제작 과정과 완성품을 접하는 경험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그 작품들이 생명력을 갖는 현장까지 떠올리게 하지는 않거든요. 수집품에서 시작된 전시 내용이 하나의 스토리로 이어져, 두 작가의 여정과 창작 태도를 깊이 느끼게 해줍니다.

전시는 야외 공간인 4층에서 마무리됩니다. 레이디러너가 방문한 날은 폭염이 기승을 부린 날이라 침착한 감상을 하기 힘들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데요, 만약 날씨 좋은 날에 저 공간에 있었다면 나무로 만들어진 새를 한참 바라보았을 것 같습니다.

지하 1층의 굿즈 샵에서는 엽서나 스티커 등의 소품과 전시 도록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전시에서 접했던 실제 작품도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기념품 삼아 구매할 만한 가벼운 가격은 아니지만, 콤파니의 작품은 자체 샵을 운영하며 판매하는 디자인 아이템, 즉 '프로덕트'라는 것을 되새기게 하는 순간이었습니다.


레이디러너는 여러 전시를 관람하지만 매번 후기 글을 작성하지는 않아요. 가급적 예술보다는 디자인에 더 맞닿아있는 전시 위주로 감상을 전하고 있는데요, COMPANY World Affair 전시는 예술과 공예, 그리고 디자인까지 폭넓은 영역을 아우르면서 전체적인 창작 과정까지 구체적으로 참고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었어요.

전시는 피크닉에서 2026년 9월 6일까지 진행됩니다. 전시 기간이 약 한 달 남짓 남았으니 남은 기간 안에 한 번쯤 방문해 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피크닉에서 전시 정보 자세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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