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행사의 성격을 담아낸 4가지 레터링 디자인 사례

큐레이션 · 인스퍼레이션 | 2026년 07월 02일
전시의 성격을 담아낸 4가지 레터링 디자인 사례 대표 이미지

최근 전시 및 행사 포스터에서 주제의 성격을 글자 자체에 담아내는 레터링 디자인이 눈에 띄고 있어요. 제목은 가장 먼저 읽히는 정보이지만 동시에 이벤트의 분위기를 가장 빠르게 전달하는 시각 요소이기도 한데요, 제목을 보기 좋게 꾸미는 것을 넘어 전시가 다루는 시대와 장르, 지역적 특징을 레터링 안에 반영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레이디러너가 눈여겨본 4가지 레터링 디자인 사례를 함께 살펴볼게요.


<인상주의를 넘어: 르누아르·드가·고흐·마티스·피카소> 디트로이트 미술관 걸작전

<인상주의를 넘어> 포스터 (출처: 세종문화회관)
<인상주의를 넘어> 포스터 (출처: 세종문화회관)

<인상주의를 넘어> 포스터의 레터링 디자인은 한글 타이틀이지만 라틴 문자 기반의 세리프 타이포그래피가 연상됩니다.

획 대비와 장식적인 곡선, 세리프 형태가 한글 구조 안에 적용되어 한글 제목이면서도 서양 고전 활자나 레터링처럼 보이는 인상을 주는데요. 특정 시대의 타이포그래피를 그대로 재현했다기보다는, 서양 미술사를 다루는 전시의 성격에 맞춰 라틴 문자 레터링의 조형적 특징을 한글에 적용한 사례로 볼 수 있습니다.


2026 꿈의숲 마티네 콘서트 <벨 에포크 아트 & 뮤직> 시리즈

<꿈의숲 마티네 콘서트> 포스터 (출처: 세종문화회관)
<꿈의숲 마티네 콘서트> 포스터 (출처: 세종문화회관)

<꿈의숲 마티네 콘서트> 포스터에서는 악보와 음악 기호를 떠올리게 하는 요소가 레터링에 반영되었습니다.

길게 뻗은 수직 획과 원형 장식, 반복되는 선의 리듬이 음표나 악보의 구조를 연상시키는데요, 음표를 직접적으로 배치하지 않더라도 음악적인 분위기를 글자 자체에서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어메이징 타일랜드: 태국미술명품전>

<어메이징 타일랜드> 포스터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어메이징 타일랜드> 포스터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의 <어메이징 타일랜드> 전시 포스터는 태국 문자의 조형적 특징을 활용한 사례로 보입니다.

말려 올라가는 곡선과 작은 루프, 장식적인 획의 흐름이 한글 레터링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데요, 덕분에 제목을 읽기 전부터 태국이라는 지역적 이미지가 먼저 전달됩니다. 전시의 문화적 배경을 이미지뿐 아니라 문자 디자인에서도 드러낸 흥미로운 방식입니다.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포스터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포스터 (출처: 국립중앙박물관)

지난해 선보였던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의 포스터에는 비엔나 분리파와 아르누보 장식예술을 연상시키는 레터링이 사용되었습니다.

직선과 원을 활용한 기하학적 구성, 장식 패널처럼 짜인 글자 구조가 1900년대 비엔나의 시각 문화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전시가 다루는 시대적 배경을 레터링 디자인으로 함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비엔나 분리파가 만들었던 <성스러운 봄(Ver Sacrum)> 잡지의 타이틀 디자인에서 영향받은 듯한 점도 느껴집니다.


이처럼 최근 전시 포스터의 레터링은 전시 주제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압축하는 장치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글자가 먼저 전시의 분위기를 만들고, 관람객은 제목을 읽는 동시에 전시의 세계를 미리 경험하게 됩니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뿐 아니라 포스터 디자인 역시 또 하나의 관람 포인트가 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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