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 FIFA 월드컵이 6월로 다가옴에 따라 각 국가에서 대표팀에 선발된 선수 명단을 발표하고 있어요. 레이디러너의 관심사는 명단도 명단이지만 이 소식을 발표하는 각 국가의 콘텐츠 디자인 방식에 있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프로덕션 수준으로 준비한 국가도 있고, 깔끔하게 명단을 공지하는 데만 집중한 국가도 있었어요.
각 국가가 월드컵에 가지는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내용을 중요시하는지, 또는 어떤 표현 방식을 쓰는지를 디자인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 함께 살펴볼게요.
1. 프랑스: 북미 월드컵 지역성을 살린 아메리카나 레트로 스타일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프랑스는 이번 월드컵이 북미 지역에서 개최되는 만큼, 개최지의 특성을 반영한 스타일을 선택한 모습입니다. 흔히 아메리카나 레트로(Americana Retro)로 정의되는 이 스타일은 주로 1950년대부터 1980년대 사이의 북미 문화 요소가 쓰이는데요, 북미식 다이너 인테리어나 간판 디자인 등이 자주 활용됩니다.


명단 발표 영상과 이미지 모두 이 컨셉을 충실히 활용했고, 특히 텍스트 명단 디자인에 쓰인 메뉴판 컨셉이 인상적입니다. 또한 코카콜라 로고가 연상되는, 스와시 장식이 강한 스크립트 타이틀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네요. 컨셉츄얼한 요소가 구석구석 반영되어 보는 즐거움이 있는 발표였습니다.
2. 잉글랜드: 비틀즈의 Come Together로 알리는 국가 대표팀
이번 월드컵을 향한 잉글랜드의 기대감은 비틀즈의 음악이라는 강력한 문화유산과 함께 드러납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프랑스처럼 아메리카나 레트로 무드가 입혀져 있지만, 현대적 감성의 애니메이션 및 그래픽 사용이 더해져 사뭇 다른 결과물을 선보였습니다. 선수 명단은 간판이나 포스터 등 일상 속 장면 곳곳에 붙여 넣은 재밌는 방식으로 알렸고요.


이미지 형태 명단도 레트로 포스터 컨셉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서브 포인트로 쓰인 뱃지 디자인도 다양해서 전체적인 이미지의 밀도가 높고 풍부하게 느껴져요. 잉글랜드 대표팀의 상징인 사자의 얼굴이 마스코트 또는 장식용 그래픽처럼 활용된 점도 재미있습니다.
3. 모로코: 잡지 한 권을 빼곡히 채운 명단


모로코도 이번 월드컵 대표팀 명단 발표에 큰 힘을 주었는데요, 모로코가 선택한 컨셉은 잡지입니다. 첨부한 이미지는 표지와 텍스트 명단 페이지지만 실제로 발행된 콘텐츠는 포지션별 선수 명단 및 전체 선수 명단까지 모두 잡지 페이지 형태로 연출하여 상당량의 콘텐츠를 선보였어요.
4. 벨기에: 오직 사진 뿐인 졸업 앨범 컨셉


벨기에도 모로코처럼 간행물 형태의 컨셉을 활용했습니다. 벨기에는 Class Yearbook, 즉 졸업 앨범 컨셉을 선택했는데요, 특이하게 오직 대표팀 선수들의 사진만 넣은 모습입니다. 이름도, 등번호도 없는 오직 사진 뿐인 명단 발표.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한다는 자신감 내지, 벨기에 국민이라면 모든 선수를 알아볼 거라는 신뢰가 담긴 걸까요?
5. 브라질, 한국: 선수의 소속팀이 중요해


벨기에처럼 사진으로만 승부를 본 국가가 한 곳 더 있습니다. 축구 강국 브라질인데요, 여기는 또 특이하게 이름도 등번호도 아닌 각 선수의 소속 클럽으로 분류를 해두었습니다. 문제는 각 클럽 정보도 엠블럼으로만 표기했다는 것인데요, 이 명단 이미지를 이해하려면 상당한 사전 지식이 필요하겠습니다.
선수들의 소속 클럽을 표기한 또 다른 국가는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입니다. 기본적으로 포지션별로 명단을 분류하고 영문 이름과 소속 클럽을 병기한 방식입니다. 월드컵을 위해 따로 준비된 디자인은 아니고 평소에도 쓰고 있던 방식인데요, 화려한 디자인은 없다고 해도 수수께끼 같은 브라질의 방식보다는 정보 디자인 면에서 훨씬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네요.
6. 포르투갈, 스코틀랜드: 국가 이미지가 반영된 텍스트 명단


깔끔한 텍스트 명단 방식을 채택하되 국가의 이미지를 반영한 유형도 있습니다. 포르투갈과 스코틀랜드는 별도로 표기는 하지 않았지만 포지션별로 선수 명단을 분류하고, 디자인적 특성은 그 외의 요소에 부여했습니다. 포르투갈은 배경에 지도를 넣어 수도 리스본에서 개최지를 향해 뻗어나가는 선을 그려 넣었고, 스코틀랜드는 전통 복장을 한 인물과 켈트풍의 고딕/블랙레터 폰트를 사용해 국가적 특성을 반영했어요.
7. 독일, 일본: 최소한의 특색만 반영된 텍스트 명단


프랑스나 잉글랜드처럼 큰 기대감이 느껴지는 대형 프로젝트가 있는가 하면 상대적으로 평범하게 텍스트 명단에만 집중한 경우도 많습니다. 이 중 독일과 일본은 국가 컬러 정도만 반영된 기본적인 형태를 선보였는데요, 주목할 만한 부분은 포지션별 분류에 더해 선수들의 등번호를 병기한 점입니다.
특별해 보일 것 없는 디자인 같은데 왜 가져왔을까요? 텍스트 위주로 구성된 정보 디자인의 가독성과 위계 설계 등을 논하고 싶어서예요. 독일의 경우 한 자릿수와 두 자릿수 등번호 표기로 인해 텍스트 정렬이 흔들려 보이는 부작용이 있고, 단일 폰트에 굵기 차이만 줬는데 다소 복잡해 보이는 면이 있어요.
일본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단순한 구성이다 보니 복잡함은 덜하지만, 등번호와 이름 사이에 강약 조절이 더해졌다면 한 단계 더 나은 타이포그래피를 선보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8. 오스트리아: 남들과는 다른 포맷에, 주요 정보를 한눈에

마지막으로는 다른 국가와 확실히 다르면서도 종합적으로 정답에 가까운 형태를 선보인 오스트리아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소셜 미디어 용도의 세로형 이미지로 명단을 발표한 대부분의 국가와 달리 가로형 포맷을 선택한 점입니다.
오스트리아의 명단 발표 이미지의 장점은 직관적인 형태에 필요한 정보가 거의 다 담겼다는 점입니다. 선수들의 사진, 이름, 포지션, 등번호까지 모두 들어갔지만 딱히 정보 과잉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선수들의 등번호 기준으로 나열한 점이 보이는데 골키퍼 포지션만 번호순 대신 한 포지션으로 앞에 묶어둔 점입니다. 다른 포지션의 선수들도 묶어서 배치하는 게 어땠을까 싶네요. 하지만 정보 디자인 관점에서는 가장 효과적으로 정리된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2026 FIFA 월드컵의 국가별 대표팀 명단 발표 디자인, 어떻게 보셨나요? 이런 글로벌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각 국가의 디자인 접근 방식을 볼 수 있는 점이 늘 흥미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