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6월 11일, 투썸플레이스에서 새로운 로고와 심볼을 공개했어요. 이 리브랜딩은 공개됨과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이 소식을 다룬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 게시물마다 댓글이 수백 개씩 달리고 있을 정도입니다. 다만, 아쉽게도 긍정적인 반응이 아닌 부정적인 반응이 주를 이루었어요.
새로운 디자인이 공개되면 소수라도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합니다. 새로운 선택지가 더 나아 보이더라도 기존 상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현상 유지 편향’, 친숙하고 익숙한 대상에 호감을 느끼는 ‘단순 노출 효과’ 등, 인간에게는 원래 알던 것에 변화가 생기는 걸 기피하는 성향이 분명히 있거든요.
하지만 이번 투썸플레이스 리브랜딩은 단순히 ‘익숙한 것이 바뀌었다’라는 이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어요. 레이디러너는 이 현상을 보고, 디자인의 좋고 나쁨을 이야기하기보다 왜 사람들이 이러한 반응을 보였을지 그 이유에 대해 살펴보기로 했어요.
아래에서 투썸플레이스의 코어 심볼 디자인을 중심으로, 디자인의 의도와 사람들이 실제로 인식한 모습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하나씩 이야기해 볼게요.
투썸이 의도한 것 vs 대중이 인식한 것

심벌 로고는 ‘투썸(TWOSOME)’을 영문과 한글 자모로 위트 있게 풀어낸 조합입니다. ‘TWO’를 의미하는 T, ‘SOME’의 발음을 이루는 ‘ㅆ’과 ‘ㅁ’을 이어 붙여 한국 전통 기와집을 연상시키는 유니크한 글로벌 로고를 완성했습니다.
위는 투썸플레이스 BI 소개 페이지에 실려있는 공식 해설입니다. 흔히 '투썸'이라 불리는 투썸플레이스의 약칭 문자를 풀어내어 심볼로 만든 것으로, 한글 자음으로 한국 전통 기와집 형태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심볼에 활용한 시각 요소와 연상 모티프를 자연스럽게 연결한 디자인이죠.
하지만 대중은 이러한 의도보다 눈에 바로 들어오는 형태를 먼저 인식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이 심볼이 하필이면 '쫌'이나 '쏨'같은 한글로 읽히거나 '巫'같은 한자를 연상시킨 것이죠. 이 심볼을 보고 읽어낸 이미지가 '투썸'이 아니라 전혀 다른 것이다 보니 혼란스럽다는 반응이 나타난 셈입니다.
왜 그렇게 인식되었을까? - 심볼 디자인 특징 해부
한국인의 눈에는 자연스럽게 한글로 읽히는 형태

심볼에 쓰인 요소를 다시 살펴봅시다. 'ㅆ'과 'ㅁ'은 투썸의 '썸'에서 가져온 한글 자음입니다. 그런데 '투'는 한글이 아닌 'TWO'에서 알파벳 대문자 'T'를 가져왔어요. 문제는 대문자 T의 형태는 한글 모음 'ㅜ'와 사실상 동일하다는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한국인에게는 전체 심볼이 'ㅜ', 'ㅆ', 'ㅁ'의 조합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익숙한 언어와 문자, 특히 모국어의 경우에는 순서를 뒤섞거나 뒤집어도 원래 알던 문자로 자연스럽게 읽히는데, 이렇게 간결한 조합이라면 더더욱 장벽이 없거든요.
디자인을 기와집 형태로 다듬으면서 추가된 가로선 때문에 'ㅆ'가 'ㅉ'로 읽히는 점도 한몫합니다. 이 때문에 대중의 눈에는 '쏨'이면서도 '쫌'처럼 읽히는 심볼이 된 거죠.
흥미로운 점은 실제로 심볼에 쓰인 형태는 'ㅜ' 모양인데도 'ㅗ'가 들어간 '쫌'이나 '쏨'으로 읽힌다는 점입니다. 이는 '투썸'이라는 브랜드를 인지한 상황에서 심볼을 읽다 보니 '썸'에 더 가까운 발음으로 보정하여 읽었거나, 올바른 한글 형태에서 벗어난 모음-자음-자음이라는 배치 순서 때문에 오류가 발생한 걸 수도 있어요.
획의 순서가 느껴지는 하단의 'ㅁ'

이 심볼은 한자처럼 느껴진다는 점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심볼 하단에 자리한 'ㅁ'에서 크게 느껴지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하학적이고 중립적인 형태인 'T'와 'ㅆ'과 달리 'ㅁ'은 문자의 획 순서가 느껴지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어요.
이러한 특성때문에 심볼이 그래픽보다 문자처럼 인식되는 면이 강해져, 한글같은데 아닌듯한 형태면서 문자처럼 보이니까 한자를 떠올리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세로로 좁고 높게 쌓인 기와집
이 심볼이 한국 전통 기와집을 연상시키고자 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겠죠? '쫌'이나 '쏨'으로 읽히는 강력한 부작용 때문에 상대적으로 잊고 넘어가기 쉬운데요, 이 부분도 의도대로 인식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이 떠올리는 기와집은 가로로 낮게 펼쳐진 형태입니다. 그런데 이 심볼은 세로로 좁고 높게 쌓인 모습이에요. 더불어 하단의 'ㅁ'이 상단 요소보다 상대적으로 두께가 더 가늘어 보이는 면이 있어 무게감이 불안정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대중의 눈에는 기와집이라는 멋진 모티프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기보다는, 어색하고 낯설다는 인상을 받게 되어 부정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어요.
이렇게 묘하게 동양적인 인상, 하필이면 한자 '巫'처럼 느껴지는 형태, 알던 것과 다른 모습으로 그려진 기와집 등의 요소가 겹치면서 결과적으로 종교적인 이미지마저 풍기게 된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부정적인 반응이 전부는 아니다
투썸플레이스의 새로운 심볼 디자인에 주로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게 모든 의견의 전부는 아닙니다. 심볼에 한글 자음을 활용한 점, 기와집을 연상 모티프로 사용했다는 점을 칭찬하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거든요. 다만 이 의도가 결과적으로 긍정적으로 다가오지 못했음은 이들도 느끼는 공통적인 아쉬움으로 보입니다.
앞서 말했듯 리브랜딩에는 부정적인 반응이 조금이라도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특히 이번 리브랜딩은 기존 이미지에서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모습인 데다, 투썸플레이스가 대중에게 매우 친숙한 브랜드라는 점을 고려하면 급진적인 변화에 대한 거부 반응은 심리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볼 수 있어요.
대중들이 지금까지 인식해 온 투썸플레이스는 프랜차이즈 커피숍이나 케이크가 맛있는 디저트 카페였을 겁니다. 하지만 새로운 심볼이 주는 인상은 한국적, 동양적, 전통적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내가 원래 가던 카페'가 다른 카페처럼 느껴져서 거부 반응을 보이는 거죠. 투썸이 이제 케이크가 아닌 떡을 판매할 것 같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데, 심볼 디자인 하나가 만들어내는 심리적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실감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현재 투썸플레이스의 새로운 로고와 심볼은 새롭게 내놓은 프리미엄 매장 투썸 2.0 강남 지점에 적용되어 있습니다. 기본 영문 로고가 크게 쓰이고 코어 심볼은 작게 포인트처럼 쓰인 모습이네요. 목재가 쓰인 외관 디자인과 어우러진 이 실제 적용 사례를 보면 심볼만 단독으로 볼 때보다는 한층 낫게 느껴지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공개와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투썸플레이스의 새로운 로고 심볼. 초기 반응의 폭풍이 지나가고 나면 이 디자인도 결국 익숙하게 받아들여질지, 대중의 인식 변화를 지켜볼 만한 리브랜딩 사례입니다.
(+) 추가
지난 6월 12일, 새로운 심볼 디자인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자, 투썸플레이스 측에서 공지를 발표했어요. 해당 심볼은 기존 브랜드 로고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프리미엄 매장 '투썸 2.0'의 브랜드 에셋의 일부로만 개발된 디자인 요소로, 브랜드 전반에 확대 적용하거나 대표 로고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발표 이후 해당 코어 심볼 및 확장 버전 심볼 디자인이 BI 소개 페이지에서 없어지고 기존의 블록 형태 엠블럼이 새롭게 다듬어져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습니다. 엠블럼 내용만 되살린 게 아니라 코어 심볼 내용을 아예 없애버렸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 코어 심볼 디자인은 앞으로 접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