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고의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프로젝트 6선
크리에이이브 리뷰 (Creative Review)의 Annual Awards 2026 수상작이 발표되었습니다. 광고 캠페인, 공예, 기술,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의 우수한 작품을 선정하는 어워드인데요, 브랜드 아이덴티티 디자인 부문에는 6개의 프로젝트가 선정되었습니다. 아래에서 이 6가지 사례를 함께 살펴볼게요.
수상작에 관한 이야기는 아래의 영상으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의 핵심과 더 많은 시각 자료를 담고 있어요.
1. Affinity: 창작자를 위한 브랜드 철학


첫 번째 프로젝트는 어피니티(Affinity)입니다. 흔히 어도비의 대체 디자인 소프트웨어로 알려져 있는 브랜드인데요, 이 프로젝트는 Canva에 인수된 이후 무료화를 선언하면서 함께 공개되었던 리브랜딩 디자인입니다.
이번 리브랜딩은 단순히 로고나 컬러를 바꾸는 수준이 아니라, 어피니티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For creatives, by creatives' 철학을 다시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시각 디자인보다 먼저 브랜드의 Tone of Voice를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언어 아이덴티티에는 'fresh.af' 라는 표현이 사용됐는데요. 어피니티의 파일 확장자(.af)를 활용한 표현으로,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특유의 유쾌한 감성을 담았습니다.
비주얼 역시 같은 방향을 따릅니다. 사용자들의 작업물이 중심이 되도록 뉴트럴 톤을 기본 팔레트로 사용했고, 여기에 라임 그린을 포인트 컬러로 더했습니다.
2. Jupi: 초현실주의에서 영감받은 AI 브랜드


다음은 AI 기반 의사결정 OS인 Jupi입니다. AI 플랫폼의 비주얼을 떠올리면 미래적이고 기술적인 이미지, 푸른 계열 컬러, 인터페이스 중심 그래픽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Jupi는 의도적으로 다른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이 브랜드의 비주얼은 로댕, 마그리트, 달리같은 예술가들에게서 영감받았습니다. 로고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일어서는 모습에서 착안했고, 모션은 달리의 녹아내리는 시계를 참고했다고 합니다. 또한 마그리트풍 초현실주의 일러스트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이러한 비주얼은 단순 장식이 아니라 브랜드 메시지와도 연결됩니다. 복잡함, 균형, 통제, 신뢰처럼 의사결정 과정에서 등장하는 개념들을 초현실적인 은유로 표현하며, 기술 중심 AI 브랜드와는 다른 인상을 만들어냈습니다.
3. Yahoo: 초기 인터넷 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다음은 야후(Yahoo)의 리브랜딩입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새롭게 만드는 것보다는 초기 인터넷 시대의 야후를 현대적으로 다시 소개하는 것에 가까웠습니다. 핵심 키워드는 'Modern Vintage'였다고 하네요.
초창기 야후가 웹의 황무지 속 가이드 같은 역할을 했던 시절을 다시 참고해, 단순한 레트로 디자인이 아닌 닷컴 시대 특유의 유쾌함과 자유로운 분위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방향으로 브랜드를 전개했습니다.
비주얼 측면에서는 야후의 상징색인 보라색을 강화했고, 빈티지 슬랩 세리프와 현대 산세리프를 조합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야후 특유의 느낌표와 ‘야후!’ 요들 문화까지 다시 활용하며 기존 브랜드 자산을 적극적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초기 인터넷 문화 자체를 브랜드 자산으로 되살린 사례로, 초창기 인터넷을 경험했던 세대라면 반갑게 느낄만한 프로젝트입니다.
4. Lloyds: 움직이는 검은 말 로고


이번에는 영국의 은행 브랜드 Lloyds입니다. 코로나 이후 디지털 은행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금융 산업 역시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Lloyds 역시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했기에 이번 리브랜딩이 진행되었습니다.
핵심은 상징적인 검은 말 로고입니다. 기존의 상징을 유지하면서도 말을 실제로 움직이는 형태로 재설계했는데요, 프로젝트 과정에서는 말 전문가와 협업해 말의 형태와 움직임까지 다시 검토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움직임은 단순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모션 시스템으로 확장되어 앱 인터랙션, 거래 경험, 고객 접점 전반에 적용되었습니다. 헤리티지를 유지하면서도 움직임 자체를 브랜드 시스템으로 만든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5. Royal Institute of Philosophy: 질문 자체를 브랜드로


이번에는 영국의 철학 기관 Royal Institute of Philosophy입니다. 기존 브랜드는 다소 학계 중심이고 폐쇄적인 인상이 강했다는데요, 이번 리브랜딩은 더 넓은 사회와 연결되기 위한 시도였다고 합니다.
리브랜딩의 핵심 메시지는 'Question Everything' 입니다. 로고를 보면 원형 심볼이 사용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자세히 보면 여러 개의 물음표가 결합된 형태로, 질문이라는 철학의 핵심을 시각적으로 나타낸 모습입니다.
이 프로젝트의 또 다른 특징은 컬러나 이미지보다 타이포그래피 자체를 핵심 표현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점입니다. 복잡한 그래픽 요소를 최소화하고 텍스트 중심 구조를 선택했으며, 질문과 토론, 호기심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브랜드를 구성했습니다.
6. Almaty Museum of Arts: 장소의 특징을 담은 브랜드


마지막은 카자흐스탄의 신설 미술관 Almaty Museum of Arts입니다. 새 미술관은 카자흐스탄의 새로운 문화 거점이자 지역과 글로벌 예술을 연결하는 공간을 목표로 한다고 합니다.
이 프로젝트는 장소 자체를 브랜드에 반영했다는 점이 특징인데요, 알마티라는 도시와 알라타우 산맥 사이에 위치한 점을 시각화하여 브랜드 디자인으로 풀어냈습니다.
핵심 요소는 기울어진 두 개의 A입니다. 이 형태는 Almaty와 Arts, 그리고 Almaty와 Alatau라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 기울어진 형태는 건축 구조에서 직접 가져온 요소이기도 합니다. 도시와 산맥을 향하는 공간의 방향성을 그래픽 언어로 번역한 모습이라고 하네요.
컬러 시스템이 고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전시 작품에서 직접 색을 추출해 사용하며, 전시가 바뀌면 브랜드 컬러도 함께 변화하는 유연한 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어워드 수상작으로 선정된 만큼 시각적 임팩트와 그 안에 담긴 의미까지 모두 흥미로운 사례였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소개한 프로젝트 중 어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가장 인상 깊으셨나요? 이번 어워드의 타 분야 수상작도 궁금하다면 아래의 링크에서 전체 수상작을 살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