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노바나나의 포스터 디자인 실력은 어느 정도일까?
AI의 디자인 실력을 테스트해 본 챗GPT vs. 나노바나나 실험기가 많은 관심을 받은 것에 힘입어 새로운 실험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앞선 실험에서는 AI가 디자이너처럼 사고하는 능력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나노바나나의 우수한 한글 구현력, AI가 직접 다듬은 프롬프트에 상세한 디렉션이 동반될 경우 퀄리티가 상승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이번에는 나노바나나에게 포스터 디자인을 맡긴다면 어느 정도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확인해 보기로 했어요. 최종 버전 포스터는 아래에 프롬프트도 첨부해 두었으니 궁금하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세요!
🤖 ‘클라이언트’ 클로드의 요청: 독립 서점 5주년 기념 포스터
지난 실험과 마찬가지로 디자인 주제 요청은 클로드에게 맡겨 보았습니다. 가상의 연남동 독립 서점 ‘책과 오후’의 오픈 5주년 기념행사를 위한 포스터를 만들어 달라는군요.
원하는 분위기: 저희 서점이 추구하는 ‘느리지만 깊이 있는 독서’의 가치를 담았으면 합니다. 봄의 따스함과 책장 넘기는 고요한 순간이 느껴지는 디자인이면 좋겠어요. 아날로그적 감성에 손 그림이나 빈티지한 타이포그래피를 활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세한 디자인 요청 내용이 궁금하신 건 아닐 테니 빠르게 넘기고 제작 과정으로 들어가 봅시다.
📝 제미나이에게 디자인 기획 맡기기
클로드의 디자인 요청 내용을 보내주고, 나노바나나의 본체인 제미나이에게 디자인 프로세스 계획을 맡겼습니다. 나름대로 이런 계획을 세워왔어요.
- 1단계: 자료 조사 및 컨셉 도출 (Research & Ideation)
- 2단계: 스케치 및 시각화 (Sketch & Layout)
- 3단계: 본 작업 및 디벨롭 (Design Development)
실제 디자인 프로세스와 큰 차이는 없어 보입니다. 순서대로 1단계와 2단계 작업을 진행하고, 3단계를 위해 프롬프트 작성을 요청한 다음 어도비 파이어플라이에서 나노바나나 프로 모델을 이용해 이미지를 생성해 보았습니다.
1차 시도. AI가 디자이너처럼 생각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버리자

이게 너의 최선이더냐!
왼쪽이 1차 시도, 오른쪽은 1차 시도에서 프로 디자이너가 접근한다고 가정하고 프롬프트를 다시 써보라고 했을 때의 결과입니다. 지난번 실험에서도 느꼈지만 역할 부여는 별 효과가 없어 보입니다.
제미나이는 디자인 기획을 하면서 따스한 아날로그 빈티지 감성을 선택했는데, 이 분위기를 위한 일러스트레이션은 잘 생성했지만 일반적인 '포스터 디자인'이라는 표준 결과에는 도달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재밌는 것은, 막상 프롬프트를 읽어보면 그렇게 엉망인 것도 아니에요. 나름대로 컴포지션과 각 요소의 비율이나 배치에 대한 키워드가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차 시도. 편집 디자인으로의 방향 전환
1차 시도의 결과가 기대 이하였으니, 약간의 디렉션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이번 실험은 AI의 디자인 사고 능력보다는 그럴싸한 포스터 디자인을 만들 수 있을지를 확인하는 목적이 더 컸거든요.
레이디러너의 시선에서 1차 시도의 가장 아쉬운 부분은 엉성한 타이포그래피였어요. 제미나이에게 이 부분을 지적하고 프롬프트를 다시 작성해 보라고 하니, 텍스트를 정보가 아닌 그래픽 요소로 다루어 고급 편집 디자인을 해보겠다고 선언합니다.
결과가 어떨까요?

오???
갑자기 레이아웃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일어났습니다. 프롬프트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살펴보니 'Professional Editorial Poster, High-end Graphic Design'이라고 시작했더군요. 1차 시도에도 'Professional' 키워드가 있었으니 이게 핵심이 아니라 'Editorial'이 큰 작용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Composition] Asymmetric layout with architectural white space. Large faded number '5' as background graphic element.
위는 프롬프트 중 컴포지션을 설정한 부분입니다. 비대칭 레이아웃에 여백도 활용하고 숫자 5를 그래픽 요소로 선택한 모습입니다. 고급 편집 디자인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빈티지 일러스트 대신 다른 컨셉을 선택했네요.
다만 왼쪽의 2차 시도 포스터를 보면 우측의 텍스트가 너무 과하게 엉켜있습니다. 프롬프트를 보니 'Elegant script, overlapping the art'라는 지시가 있는 걸 발견했어요. 그러니까 '5년의 기록' 부분을 필기체로 구현하려고 했는데 잘되지 않은 것이죠.
오른쪽 포스터가 동일한 프롬프트에 정보 내용만 영문으로 바꿨을 때의 결과입니다. 영문 버전에서는 필기체 구현을 잘 해내네요. 아직 나노바나나가 한글 필기체를 배우지 못한 모양이니 이건 포기를 해야겠습니다.
3차 시도. 타이포그래피의 통제가 곧 디자인 개선이다
위에서 한글로 필기체를 구현할 수 없는 것을 발견했으니, 제미나이에게 이 점을 감안해서 계획을 다시 세워보라고 했습니다. 오직 산세리프와 세리프만 활용하는 대신 굵기를 세세하게 지정하는 점이 발견되었어요.

우와???
편집 디자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프로그램 테이블이 좌측 하단에 있는 것만으로 엄청난 발전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타이틀을 산세리프로 설정했더니 훨씬 안정적인 타이포그래피가 구현되었어요.
왼쪽의 결과에서 타이틀이 너무 두껍고 상단의 영문 문구가 힘이 부족하고 엉성한 점이 아쉬워서 폰트 설정을 조금 더 손보았더니 오른쪽 결과가 나왔습니다. 저는 이것을 이번 실험의 최종 버전으로 선택했습니다! (이건 아래에서 프롬프트도 공유해 드릴게요!)
물론 프로 편집 디자이너가 보기에는 한참 멀었다고 느껴지겠지만... 이쯤에서 1차 시도와 함께 비교해 봅시다.

어떠신가요. 다시 보니 선녀 같지 않나요? 적어도 포스터 디자인 원데이 클래스를 들은 정도가 나왔습니다. 아래에 첨부한 프롬프트의 키워드와 요구사항을 조절해 원하시는 대로 테스트를 해보셔도 좋습니다.
💻 최종 버전 전체 프롬프트 열어보기
[Style] Contemporary Editorial Poster, Professional Graphic Design.
[Color] Base: Aged Ivory (#FDFCF0). Accent: Deep Olive Green, Walnut Brown.
[Composition] Asymmetric grid. Large "5" as a semi-transparent background graphic in Pale Olive.
[Visual] Sophisticated line-art of olive branches and vintage book spines. High-quality paper grain with letterpress depth.
[Typography Hierarchy - Focus on Legibility]
Main Title (Right-side Vertical): '책과 오후, 그리고 당신' (Semi-bold Sans-Serif, bold and tall).
Sub Title (Horizontal): '— 5년의 기록 —' (Ultra-Light Serif, elegant and thin, contrast with Main Title).
Top Branding: 'BOOK & AFTERNOON, AND YOU' (Modern Serif, wide tracking).
Program Grid (Bottom Left): Small, crisp font with divider lines:
01 전시: 독립출판물 (4/15-4/21)
02 북토크: 작가 3회 (주말 3시)
03 공연: 어쿠스틱 (4/20 저녁 7시)
04 마켓: 중고책 교환
[Technical] Clear visual hierarchy. Use negative space to emphasize "Slowness". No distorted fonts. Ensure sharp character edges.
👌 나노바나나로 포스터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 답은 YES이다.

최종 버전 포스터를 가지고 목업용 프롬프트를 작성해 달라고 한 결과입니다. 이 글의 썸네일로 활용되었지요. 역시 밋밋한 원본으로 보는 것보다는 연출된 모습으로 보니 훨씬 퀄리티가 살아 보입니다.
이번 실험은 나노바나나의 포스터 디자인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일단 나노바나나로 포스터 디자인을 할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됐네요. 다만 지난 실험의 궁금점이었던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지점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지난번 처럼, AI 디자인에는 디자이너의 지식과 감각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더 강해지는 실험이었습니다. 나노바나나가 포스터 이미지를 생성할 수는 있지만, 이는 컴포지션 설정, 요소 비율과 배치, 폰트 지정과 같은 구체적인 지시가 담긴 프롬프트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거든요.
AI로 디자인의 큰 틀을 기획하고 프롬프트를 작성했지만, 결국 최종 버전 디자인은 제가 직접 프롬프트를 수정해 타이포그래피를 통제했다는 점이 이번 실험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 같습니다.
에디토리얼 스타일의 포스터를 이 정도 수준으로 구현해 내는 것을 확인했으니, 다음번에는 스타일별로 실험해 봐도 좋겠네요. 레이디러너의 AI 디자인 실험은 계속됩니다!
✍️ 실험 결론 요약
- 나노바나나로 포스터 디자인을 '할 수는' 있다.
- 다만 AI가 스스로 디자인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지시를 하면 구현되는 방식이다.
- 이는 디자이너의 지식과 감각을 필요로 하기에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하는 형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
- 디자이너의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빠르게 시안을 시각화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