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G 안상수체 탄생 40주년 기념 《안체 프로젝트 A-Project》의 전시에 직접 다녀왔습니다.
전 세계 디자이너들과 AG타이포그라피연구소가 함께한 프로젝트로, AG 안상수체 모듈을 활용한 새로운 탈네모꼴 한글 서체를 제작했어요. 이 서체들로 디자인된 포스터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전시장은 서울 서초구 두성페이퍼갤러리로, 별도의 관람료 없이 자유롭게 입장해서 관람하실 수 있어요. 입구에서 프로젝트의 개요와 참여 디자이너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글 서체 프로젝트에 여러 국가의 디자이너가 참여한 점이 흥미로워요. 그래픽 디자인계의 유명 인사, 펜타그램의 폴라 셰어도 참여했습니다.



안상수체의 모듈을 활용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모든 서체가 안상수체와 큰 결을 함께 하지만, 작품 하나하나 핵심 주제와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분명한 개성이 드러납니다. 점이나 선으로 글자를 만들거나, 획을 구부리거나 과장하고, 붓글씨의 매력을 담아내기도 합니다.
감상하면서 느낀 한 가지 지점은, 한국 디자이너의 작품은 한글에 대한 높은 이해력이 드러나고, 국외 디자이너의 작품에서는 한글을 그래픽 재료로 삼은 듯한 실험적 접근이 느껴지는 것이었어요. 여러분의 눈엔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어떤 내용을 썼는지도 타이포그래피 작품에서 감상할 때 주목할 만한 부분입니다.
위의 왼쪽 사진에서 빼곡한 문단으로 꽉 차 있는 작품은 민본님이 작업한 〈그사이〉 라는 작품으로, 여러 노래 가사가 한글로 채워져 있어요. 끝부분에 뉴진스의 하입 보이 가사가 적혀있는데 '원 투 쓰리 포 베이비 갓 미 루킹 소 크레이지…'라고 정직한 한글로 적혀있어 너무 재밌었어요. 껄껄.


레이디러너의 마음에 가장 쏙 들었던 두 가지 포스터를 남기며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왼쪽은 민병걸님의 작품으로, '획 사이를 비집고 틈새를 만들어 바람을 불어넣고 공기량을 조절해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내다.'라는 문구에 너무나 걸맞은 서체였어요. 단순히 획의 굵기를 조절한 게 아니라 획을 여러 겹 쌓아서 표현한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오른쪽은 엠엠 파리(M/M Paris)의 작품으로, 타로 카드 형식으로 제작한 포스터가 눈에 띄었어요. 사진으로는 실물의 매력이 다 전해지지 않는 게 아쉽네요.
전시는 2월 6일까지로, 전시 일정이 짧고 앞으로는 주말 개관 일정이 없어서 감상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전시에 가기 어렵거나 놓친 분들에게 저의 후기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