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할 수 있을까? 챗GPT vs. 나노바나나 실험기

스터디 · 연구/분석 | 2026년 01월 22일

👩‍🎨 AI의 디자인 사고 능력을 시험해 보자

AI의 등장 이후로 디자이너의 역할과 그 대체성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만, 레이디러너는 아직 의문이 많아요. 흔히 떠올리는 언어 기반 이미지 생성 모델들은 말 그대로 사진이나 그림 같은 ‘이미지’ 생성에 최적화되어 있고 ‘디자인’에는 특화되어 있지 않거든요.

물론 피그마 메이크나 캔바 AI 등 디자인에 특화된 경우도 있습니다만, 여기서 궁금했던 건 흔히 쓰이는 AI 모델을 디자인 비전문가가 사용했을 때의 결과였습니다.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는 AI라 하면 역시 챗GPT와 구글 제미나이(나노바나나)라 볼 수 있겠죠. 레이디러너는 이 두 AI모델에게 디자인 요청을 하고, 실험 방식에 따른 디자인 결과물을 비교해 보기로 했습니다.


🤖 챗GPT vs. 나노바나나, 그리고 ‘클라이언트’ 클로드

실험 대상인 챗GPT와 제미나이 대신 클로드를 특별 게스트로 데려와 클라이언트 역할을 시켰습니다. 인스타그램 업로드용 이미지, 카페 신제품 출시 홍보라는 최소한의 범위만 설정하고 클로드에게 디자인 요청 사항을 써달라고 했습니다.

아래가 클로드의 디자인 요청 사항입니다. 달빛공방이라는 카페의 우유 생크림 소금빵을 출시하는군요.

안녕하세요!
저희 카페 ‘달빛공방’의 신제품 홍보용 인스타그램 이미지 디자인을 의뢰드리고 싶어서 연락드렸습니다.
카페명: 달빛공방 (연남동 위치, 수제 디저트 전문 카페)
신제품: ‘우유 생크림 소금빵’
가격: 4,500원
특징: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프랑스식 소금빵에 직접 만든 우유 생크림을 듬뿍 넣은 시그니처 메뉴입니다… (후략)

아래로 디자인 요청 사항이 더 이어집니다만 너무 기니까 생략하고, 실험 과정을 소개하면서 덧붙여 소개할게요.

🔍 실험은 아래의 3가지 방식으로 시도해 보았습니다.

  • 실험 1. 스케치를 기반으로 조합하기
  • 실험 2. 요청 내용으로 바로 생성하기
  • 실험 3. 전략을 짜서 프롬프트로 변환하기

⚠️ 실험 조건

  • 챗GPT, 제미나이 모두 동일한 프롬프트 입력
  • 비전문가의 요청 상황으로 가정하고, 전문 디자이너가 작성할 법한 키워드 최대한 배제
  • 이미지를 여러 번 생성하지 않고, 단 한 번의 요청으로 생성된 결과물만 비교

결론부터 말하자면, 놀랍게도 결과물에 큰 차이가 존재했습니다. 아래에서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죠.


실험 1. 스케치를 기반으로 조합하기: 구조 인식 실험

AI가 얼마나 ‘디자이너처럼’ 사고할 수 있을지가 궁금해서 선택해 본 방식이었습니다. 디자이너라면 작업을 시작할 때 구성 요소를 어떻게 배치할지 큰 그림부터 잡을 테니까요. 그래서 클로드의 요청 내용을 분석해서 레이아웃 스케치를 해보라고 했어요. 결과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왼쪽이 챗GPT, 오른쪽이 나노바나나 프로입니다. 클로드의 요청 내용 중 NEW가 눈에 띄게 해달라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두 쪽 모두 NEW를 상단에 배치했고, 전체적인 레이아웃과 컴포지션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클로드는 로고가 따로 없으니 카페 이름을 텍스트로 넣어달라고 했지만, 디자인 능력을 시험하는 김에 로고도 만들어 보기로 합니다. 이 과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 챗 GPT 버전에서는 스케치를 먼저 한 후 로고 자리에 들어갈 로고를 생성해 달라고 했고, 나노바나나 버전에서는 클로드의 이미지 디자인 요청 내용을 기반으로 로고를 만들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챗GPT의 결과는 상대적으로 ‘달빛공방’이라는 이름에 좀 더 집중했고, 나노바나나의 결과는 수제 디저트 카페, 소금빵 등 디자인 요청 사항에 포함되었던 키워드가 더 반영된 모습입니다.

실험에 차이가 발생하긴 했지만 크게 중요한 부분은 아니니 넘어갑시다.

다음으로는 디자인에 활용할 소금빵 사진 이미지를 생성했습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생크림을 채워 넣었군요. 여기서는 더 멋진 이미지를 만드는 게 목표가 아니니 첫 번째로 생성된 이미지를 그대로 활용하는 방식을 선택하겠습니다.

레이아웃 스케치도 했고, 로고도 만들었고, 사진도 준비되었으니 이제 조합해서 디자인을 완성하기만 하면 됩니다. 생성한 3개의 이미지를 참조로 넣고, 클로드의 디자인 요청 사항을 다시 덧붙이며 이미지를 생성해달라고 요청해 보았습니다.

이런 결과로군요. 스케치에도 나름 충실했고 딱히 틀렸다고 볼 순 없는데 뭔가 ‘아…’ 하게 되는 맛이 있습니다.

그리고 색상은 꼭 #F4E8D0 이걸로 배경 메인 컬러 해주세요. 저희 카페 인테리어랑 똑같은 색이거든요.
근데 너무 밋밋하면 포인트로 다른 색도 좀 쓰셔도 돼요. 뭐가 어울릴지는 디자이너님이 더 잘 아실 것 같아요!
폰트는 읽기 쉬운 걸로 부탁드려요. 근데 너무 딱딱한 건 싫고요.

클로드의 요청 사항에 위처럼 이런 내용이 있었는데, 폰트가 딱딱한 게 싫다고 했더니 둥근 계열로 텍스트를 쓴 모양입니다. 그리고 챗GPT는 클로드가 특별히 요청한 배경 컬러를 무시하고 로고 이미지에 쓰인 색상을 좀 더 참고한 모습이군요. 나노바나나도 로고에 쓰인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을 장식에 추가로 활용한 점이 보입니다.


실험 2. 요청 내용으로 바로 생성하기: 자연어 해석 실험

첫 번째 실험의 결과물이 썩 대단하지 않았다 보니 요청 방식 자체가 AI에게 잘 맞지 않는 것이었나 하는 허탈함이 들길래, 그렇다면 클로드의 요청 사항을 그대로 전달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졌습니다.

큰 부연 설명 없이, 요청 내용대로 이미지를 생성해달라고 요청해 보았습니다.

챗 GPT는 나름 무난한 결과를 보여줬는데, 나노바나나의 디자인이 너무 충격적이라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저 타이포그래피를 어쩌면 좋나 싶어 눈만 깜빡였습니다.

이때 레이디러너는 한 가지 사실을 떠올립니다.

아, 디자이너라는 역할을 부여하면 좀 달라질까?

별 차이 없습니다. 나노바나나의 경우는 오히려 퇴보했군요. 이럴 수가!

그나마 챗GPT의 두 가지 결과물은, 비전문가가 막연히 써 내려간 요청으로 만든 이미지라고 보면 나름대로 준수해 보입니다. 아니면 나노바나나의 이미지를 보고 난 뒤 저의 기대치가 너무 내려간 것일까요?


실험 3. 전략을 짜서 프롬프트로 변환하기: 메타 사고 유도 실험

정말로 AI의 디자인 실력이 이 정도에 불과할까? 라는 의문이 들어 고민하던 중, 다른 실험 방식을 떠올리게 됩니다.

  1. 클로드의 요청 내용을 첨부하고, 디자인 전략을 세우라고 한다.
  2. 직접 세운 전략을 기반으로 이미지 생성 프롬프트를 작성하라고 한다.

먼저 클로드의 요청 내용을 파악한 후 적합한 디자인 스타일, 무드, 서체, 컬러, 레이아웃 등 종합적인 디자인 전략을 세워보라고 지시했습니다. 이후, 이 전략을 프롬프트로 다시 작성해 보라고 하고, 그 프롬프트로 이미지를 생성했습니다.

오? 앞서 진행했던 두 가지 실험과 사뭇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뛰어난 디자인이라고 볼 순 없지만 왜인지 어색함이 줄어들고 자연스러워진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AI가 스스로 디자인 전략을 세우는 과정을 텍스트로 진행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글로 전략을 세우고, 이미지 생성용 프롬프트로 한 번 더 다듬은 덕분으로 보입니다.

실험을 거듭하다 보니 더 나은 결과가 얻고 싶어져서 전략을 세울 때 여러 가지 참고 기준을 제시한 점도 영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각 AI가 작성한 프롬프트를 보면 클로드의 원본 요청 내용보다 더 상세하고 정교한 내용으로 바뀌었거든요. 디자이너다운 사고를 끌어내는 장치가 되어준 것 같아요.


🤔 챗GPT vs. 나노바나나, 누가 더 디자인을 잘했을까?

간단한 실험이었지만 각 AI 모델과 프롬프트 방식의 차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위가 챗GPT, 아래가 나노바나나 결과물들입니다.

모두 함께 놓고 보니 어떤가요? 한글 텍스트 생성 측면에서는 나노바나나가 더 안정적인 결과를, 자율성을 준 경우에는 챗GPT가 장식성을 더 가미하는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AI가 디자이너를 대체할 수 있을까?라는 원래의 질문으로 돌아가자면, 아직은 멀었다고 생각되네요. 최적의 결과물을 내려면 그만큼 프롬프트를 상세하게 작성해야 하는데, 여기서 짚게 되는 부분이 결국 전문 디자이너의 감각과 지식으로 작성되는 부분이거든요.

AI가 디자이너의 역할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디자이너의 작업 방식과 툴을 AI가 대체하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더 강해지는 실험이었습니다.

➕ 이번 실험에서는 최대한 비전문가의 접근 상황을 가정했기 때문에 프롬프트나 결과물의 완성도가 높지 않았는데, 디자이너다운 사고방식을 상세히 제시하고 유도했을 때의 결과도 궁금해지네요. 이건 성격이 완전히 다르니 새로운 실험법을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 실험 결론 요약

  • AI는 평균적인 시각 결과물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디자인 판단의 맥락과 순서를 스스로 조직하지는 못한다.
  • 프롬프트 방식에 따라 결과물의 완성도에 차이가 나타났으며, 이를 정교화하는 과정에는 디자이너의 지식과 판단이 개입될 수밖에 없다.
  • 현시점의 AI는 디자이너의 역할을 대체하기보다는 디자이너의 작업 단계와 도구를 대체하는 것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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